아프리카 송금·결제 서비스 왈라 몰락…‘안정적 수익 우선’ 교훈 남기다
‘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하는 젊은이가 우간다에 사는 부모님의 전기세를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대신 내드릴 수 있는 암호화폐 기반 소액결제 앱.’
처음에는 위의 광고 문구대로 서비스가 작동했다. 지난해 여름 코인데스크도 이더리움 기반 소액결제 스타트업 왈라(Wala)의 사례를 조명했다.
그러나 아프리카의 언더뱅크드(underbanked), 즉 은행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던 왈라의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된 것으로 보인다. 왈라는 올해 초 사실상 파산 상태를 맞았다. 대부분 직원들은 해고했고, 왈라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송금·결제 앱 서비스도 2월에 중단했다.
왈라의 CEO 트리시아 마르티네즈는 지난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, 왈라의 사업이 계획대로 잘 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아프리카의 열악한 인프라를 꼽았다. 왈라의 공동창업자 사메르 사브도 최근 디크립트(Decrypt)와의 인터뷰에서, 우간다 정부의 규제와 들쭉날쭉한 인터넷 환경 때문에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왈라의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플랫폼을 떠났다고 아쉬워했다.
하지만 왈라의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 3명이 해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, 왈라의 문제점은 다른 데 있던 것으로 보인다. 익명을 요구한 이들은 마르티네즈가 2017년 ICO를 통해 모은 120만 달러의 투자금을 고가의 장비를 사거나 값비싼 해외 출장, 케이프타운 시내에 쓸데없이 비싼 사무실을 꾸미는 데 써버렸다고 전했다.
코인데스크의 취재 결과, 왈라가 앱 서비스를 중단하는 줄 모르고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돌연 계정에 접속하지 못하게 된 이용자도 여전히 있다.
코인데스크